네모난 우물

'시간의 춤'-시사회를 다녀온 후 드는 생각

나의 삶과 생각/일기

인생 그 자체는 참 소중하고 아름답다
사람이 귀하다
 한 사람, 한 사람 다 보석같다
그래서 주님은 천하보다 귀한 생명이라고 하시며 사람을 그렇게 대했다

욕심내지 않고 솔직하게 사는 삶, 사랑하며 사는 삶
그런 삶이 향기롭다


사랑....

그것은 허물도, 부족함도 다 참을 수 있고, 견딜 수 있다고 말할 때 
그 때도 아니다
참는게 힘들고, 견디는게 힘들고, 기다리는 게 힘들다는 것을 느낄 때도 아직 아니다

진정한 사랑은....
비록 상대가  실제로 그렇더라도 내겐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그저
참아지는 것,

현재의 사실보다는 변함 없는 믿음으로 넉넉히 안아줄수 있는 힘이 생긴 것 
그것이 사랑.

나만을  사랑하다가
이제 너를 나처럼 사랑할 수 있게 되는 것
그래서 순결하고  고귀하다고  칭할 수 있는 것..

이런 저런 좋은 생각이 많이 드는 영화, 
쿠바와 남미 여행을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나는 더 맑고 깨끗하고 명랑해져야겠구나'하는  생각도 들었다


말 안해도 되기.

나의 삶과 생각/일기


불필요한 것을 말하지 않고

가능한 한 몇 마디로 필요한 것만 이야기하면

우리의 시간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시간도 건질 수 있으리라.

<1945. 6. 21. 간디의 일기에서>


오리궁뎅이3, 계란 손에 쥐고 깨기

나의 삶과 생각/나의 어린날-오리궁뎅이

알래스데어 매킨타이어(Alasdair MacIntyre)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나는 어떤 이야기, 혹은 어떤 이야기들의 일부로 존재하는가?’라는 보다 앞선 질문이 해명될 때에만 비로소 대답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사람이 누구인지는 나도 잘 모릅니다.
그러나 참 좋은 말이죠? 그래서 다시 한 번 용기를 내어 나의 어린 날의 이야기를 이어가려고 합니다. 나의 이야기는 곧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의 일부가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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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어깨동무라는 잡지를  읽다가 알게 된 것 같다
계란을 손에 쥐고 손아귀의 힘으로 깨트릴 수 없다는 사실을, 천하장사라도 깰수 없다고 ..
참 신기하기도 하여 당장 부엌에서 계란을 집어와 오른 손 안에 넣고 감싸쥐며 힘을 주었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도록 힘을 주는데도 계란은 깨지지 않았다
엄마도, 오빠와 동생도 한번 씩 다 해봤다. 정말 아무도 깰 수 없었다

다음날,
학교에 도착하자 마자 나는 숙이한테 그 사실을 이야기했다
"거짓말하지마, 천하장사가 아니라도 내가 해도 깨지겠다. 무슨 그런 바보같은 소리를 하고 그래"
가장 친한 숙이가 이렇게 말하니 나는 너무 속이 상했다
"거짓말 아니야, 우리가 다 해봤어, 진짜 안깨져"
그런데도 내 말을 믿지 않고 다른 아이들에게 가서 "쟤가 거짓말한다. 계란을 깰수 없대, 말도 안되는 소리로 빡빡 우긴다"라고
막 떠들어 댔다. 아이들이 나를 다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보았다
나는 너무 화가 났다. 아이들에게 조롱을 당하는 것을 참을 수가 없었다
얼른 학교종이 울리기만을 바랬다

학교 종이 울리자 나는 쏜살같이 집으로 달려와 계란을 하나 꺼내들고 숙이네 집으로 갔다
"숙아, 이리 나와서 이거 한번 깨봐, 깰 수 있나 없나 내가 거짓말하나 안하나"
숙이는 귀찮다는 듯이 계란을 집더니 힘을 주었다 하지만 계란은 깨지지 않았다
"거봐 내 말이 맞지? 안깨진다니까?"
숙이는 약간 당황한 듯 "아니야 우리 집 계란으로 해볼래"라고 하며
 자기네 계란을 들고와서 내 앞에서 보란듯이 계란에 힘을 주었다
그런데 진짜로 깨지지 않는 것이었다
나는 속으로 승리감에 취해 아주 기뻐하고 있는데, 숙이 왈
"안깨지네?.. 그래, 알았어" 하고 집으로 쑥 들어가 버리고 말았다

미안하다고 하지도 않고.. 놀라지도 않고.. 날 쳐다보지도 않고.. 그렇게 너무 쉽게 들어가 버리는 것이 아닌가
내가 다른 아이들에게 받은 놀림을 생각하면 이렇게  간단하면 안되는 것인데..

이래저래 아주 기분이 나쁜 날이었다. 그래도 거짓말이 아닌 것이 밝혀졌으니 조금의 위안은 되었지만
마음속에서는 자꾸 이런 말이 나왔다

"나쁜 기집애~~"

아마 숙이도 씩씩거리며 이런 말을 했을 것이다
"나쁜 기집애~~"

예수님이 주고 간 쌀 국수

나의 삶과 생각/일기

교회 밥솥에 밥이 조금 밖에 없었습니다
박박 긁어서 담으니 반 공기 정도가 나옵니다

먹고나니 좀 모자랍니다.
먹을 때 먹어줘야 하는데 배 속에서는 더 들어오라고 합니다.

그런데 누가 문을 두드립니다.
수요일만 되면 찾아오는 손님이 있습니다.
지갑을 열어 천원을 드립니다.
그런데 까만 비닐에서 부시럭부시럭 ,, 뭘 꺼냅니다

                                              
 요놈입니다.

저에게 내밀며 "목사님 드세요"
"아닙니다. 드십시요"
"여기 또 있습니다"라 고 하면서 비닐 안을 보여주십니다.
라면이 두개 들어있습니다.
어디서 현금 대신 얻은 것 같은 데 저에게 그 중 좋은 것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잘 먹겠습니다"
.......
'세상에 나눌 줄 아는 걸인도 있구나'하고 감격하는데
다시  생각이 바뀝니다.
' 예수님이 다녀가셨구나'
뜨거운 물을 부었습니다. 딱딱하던 면발이 부드러워졌습니다.
고놈 참 맛있었습니다.


'아~ 배부르고 행복하다'

        

가을입니다.

나의 삶과 생각/일기
왕 씩씩하던 내가 갑자기 우울해지는 것을 보니
좀 그래도 되는 가을인가 봅니다

오늘은 기도하다가 많이 울었습니다

컴퓨터를 켜니 이승철의 음반이 새로 나왔다고 하네요. 타이틀은 '사랑이 너무 어렵다'라네요


" 목회가 너무 어렵다"입니다.
왜 이렇게 힘이드는지요,, 뭐 하는 것도 없이 힘이 듭니다.
그래서 좀 아버지 앞에서 펑펑 울었습니다.
그리고 투정좀 했습니다.
 
"아버지 절 안아주세요, 안아주세요"
"괜찮다, 잘하고 있다고 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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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을 여는 것
문을 여는 것
그것은 마음을 여는 것

어머니의 반지

나의 삶과 생각


새벽 일찍 남편의 도시락을 싸고 출근을 시킨 후 설겆이를 하려다 보니 파란 구슬 반지가 눈에 들어온다
지난 수련회 때 딸이 만든 반지다.
할머니께 선물 했더니 참 좋아하시고 끼고 계셨었는데..

이틀 되었다. 어머니가 집에 안계신지
어제도 그 자리에 있었을 텐데  오늘에야 어머니의 반지를 보았다


먹먹하게 가슴이 아려온다
며느리가 못나  맘 고생하시는 것을 생각하니

어머니의 반지를 보니 어머니가 보고싶다.

손은 주름살 투성이지만
마음에는 꽃 반지 낀 소녀
칠십,푸른 청춘




초딩 전학생 완벽 적응기

나의 삶과 생각

초등6학년 딸이 전학한 3일째 되던 날 밤에 나를 방으로 불렀다
얼굴은 상기됐고 입술도 떨리고 있었다
친구에게서 문자 왔는데 상당히 공격적인 내용과 욕설이 적혀있었다.

효민이는 새 학교에서 나름대로 자기의 이미지 설정을 한 바 , 고압적이고 까칠하게 였다
그러나
자기의 뜻과는 상관없이 역효과가 났다. " 너 밟아 버리겠어" 라는 문자가 온 것이다.
"엄마 어떡해? 나 완전 따 당하면 어떡해. 애들이  이전 학교에서 서열 몇위였냐고 묻길래 서열 3위였다고 했을 뿐인데..."
그날 밤 나는 딸에게 내일부터 잠잠히 있고, 아이들이 텃세를 하는 것을 인정하고 참으라고 말해주고
주님의 도우심을 바라며 손을 잡고 기도했다.

목회지 근처로  거의 강제로 식구들을 데리고 이사 왔다
목사인 엄마때문에 오고 싶지 않은 이사왔다고 원망할줄 알았는데 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런 딸을 위해서 뭔가를 해야 했다.

엄마의 작전개시
1. 친구 딸 -중학생, 고등학생이 있는 친구의 딸을 방패막이로 알려주다.
2. 동대문 시장에 가서 예쁜 옷을 여러 벌 사주다- 옷값 장난이 아니었다.ㅠㅠ 쌀 줄 알고 갔다가.. 속이 쓰렸지만 뭐...
3. 기말고사 시험을 최선을 다해 준비시키고 점수를 올리다
4. 영어시간이 독무대라 할만큼 영어실력을 갖춰 아이들의 부러움을 받았고 선생님의 칭찬과 박수를 받았다
-뭐 이건 꾸준히 영어공부를 시킨 엄마의 장기적인 노력의 결과 였음. 우후훗~

효민이의 작전
1. 친한 친구 한 명 만들기-예전에는 본인이 찌질이(이건 딸이 쓰는 표현임)라고 생각했던 아이를 사귐
2. 처음에는 잠잠히 있다가 2주 후부터 수업 시간에 적극적으로 발표하기
3. 3주-정의감과 불타는 의협심을 까부는 남자 애들에게 발산-여자애들의 호감을 받았음
남자 화장실까지 쫒아가 혼내주다가 화장실로 들어오던 담임선생님과 딱 맞닥뜨려
토끼 뜀 10번 했음 그러나 억울하지 않다고,, 남자애들은 50번 했으니까 ^^

오늘 아침에는 왠 애가 계단에 앉아 있었다. "안녕하세요?"
학교 같이 가자고 효민이 보다 1센티정도 커보이는 여자 아이가 기다리고 있었다
효민왈 -"쟤 우리반 부회장이야. 근데 나 쟤랑 친구하기 싫어, 어휴 귀찮어" 라고 속삭였다

"잘하고 있는거니? 딸아~
팬인지 스토커인지? 쟤는 왜 문도 안두드리고 마냥 문앞에서 기다리고 있냐?
문 열다가 깜짝 놀랐네~~"


09, 5월

나의 삶과 생각/일기
요즘.. 바쁘다.. 그리고 아프다..
눈치챈 사랑의 동지들이 홍삼을 너도 나도 줬다
잘 먹고 있다.
아무도 주지 말고 숨겨놓고 나 혼자 먹어야지
그래야 힘나지..

부활절 계란 장식

나의 삶과 생각/목회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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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원의 감사

나의 삶과 생각/목회이야기

예전에 부흥회에서 강사가 이런 말을 했다
"하나님께 껌값 내지 마시오, 요즘 껌값이 통으로 된 것은 몇 천원하던데 그거보다는 많이 넣어야지, 그러니까 만원짜리만 넣어요. 하나님이 껌값보다 못하오?"

그러자 사람들이 옆사람의 눈치를 보면서 만원짜리 한 두장씩을 넣었다

다시 따져보면 그 말, 완전히 틀렸다
인간이 아무리 많은 돈을 헌금봉투에 넣는다고 하여도  자기 의로 바치는 자의 헌금은
하나님께 껌값도 안되는 것이다.

때로 사람들은 거액의 헌금을 할 때 자기의 이름을 크게 쓰고, 주보에 자신의 이름이 나왔나 확인하고, 때론 목사님에게 귀한 헌금을 드렸다는 말도 듣고 싶어한다.

오늘 헌금을 정리하다가 무명의 감사헌금을 보았다
하나님께 송구스러웠을까?

 누구인지 짐작이 갔다
금액의 많고 적음을 넘어 드리는 자를 보시는 주님이기에 감사가 나왔다
내가 이렇게 감동이 되는데  아버지는 얼마나 감동하셨을까?

그 날 주께서는 천원의 감사를 받으신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그 감사를 받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