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난 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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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어머니
  2. 빈 집
  3. 그리운 어머니

어머니

때로는 시인

아프지 않다

배고프지 않다

엄마는 괜찮다

너 먹어라 굶지 말고

하시더니

 

아프다 아프다

배고프다 목마르다 하시며

얼굴을 찡그리고

투정을 하신다

 

어머니는 그 오랜 세월

어떻게

괜찮다 괜찮다

하셨을까

 

빈 집

때로는 시인

어머니 병원에 두고 잠깐 다니러 온 고향집

열려 있는 대문 안에는 반기는 목소리 없이

너덜거리고  빛바랜 나무 의자만이

거기 앉아 계시던 분들이 없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사랑하는 남편을 보내고 기운을 잃어버린 어머니는

담장 옆 빨랫줄에 나팔꽃 덩굴이 꽃을 피워도

그 앞으로 점박이 산나리가 곱게 피어도

여기저기 거미줄이 담장을 가로막아도

 

저걸 치워야지 생각도 못하고

하루하루

겨우 겨우

아버지의 의자처럼 빛바래가고 있다.

그리운 어머니

나의 삶과 생각/일기

며칠 전 세검정 길을 지나면서 보니 개천 변에 자그마한 복숭아나무가 꽃을 피웠어요
찬 바람 맞은 아이의 불그스레한 볼같은 복숭아꽃을 볼 때면
저는 저절로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갑니다.
향로봉 밑에 있는 고향뒷뜰과 마당에 환하게 피어있는 그 꽃천지 속으로요..  
너무나 행복하던  아이, 땅도 하늘도 사람들도 모든 생명이 다 행복하게 웃던 그 시절..

어머니와 함께 걷던 그 길가에
처음 꽃을 피우는 것 같은데 기특하게도  힘차게 툭툭 터트린 꽃망울..
몇 개의 꽃을 피웠던 어린 복숭아 나무,  그 꽃 옆에 걸음을 멈추었습니다.. 
오늘 저는 어머니와 함께 거기 서 있습니다

어머니, 어느덧 그 아이는 거기 함께 서 계시던 어머니보다 더 나이가 들었습니다.





 
                                                                   

어머니,
사랑하는 어머니.
그리운 어머니.

어머니의 생신을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오래 오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주름살이 많아도 흰머리가 많아도
저에게 어머니는 분홍빛 복숭아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