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난 우물

'나의 삶과 생각/일기'에 해당되는 글 17건

  1. 기탄잘리
  2. 그리운 어머니
  3. 결혼기념일 1
  4. 믿음의 역사
  5. 칠십 년이 차면
  6. '시간의 춤'-시사회를 다녀온 후 드는 생각
  7. 말 안해도 되기.
  8. 예수님이 주고 간 쌀 국수
  9. 가을입니다.
  10. 09, 5월

기탄잘리

나의 삶과 생각/일기

 

 나는 마을길로 이집 저집을 구걸하고 다녔습니다. 그 때 갑자기 님의 황금마차가 멀리서 꿈처럼 왔습니다.

나의 희망이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나의 불운은 끝났다고 생각했습니다. 님이 내게 베풀어주실 식물과 재물을 기대하며 나는 님이 타고 있는 황금마차를 기다렸습니다.

 

드디어 황금마차가 내 앞에 멈춰 섰습니다. 님과 시선이 마주치자 님은 미소를 지으면서 내려오셨습니다. 나는 내 생애 최고의 행운이 다가 오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그 때 느닷없이 님은 오른 손을 내미시며 말씀 하셨습니다.

그대는 내게 무엇을 주려고 왔는가?”

 

! 거지에게 구걸을 하시려고 님이 손을 내미시다니, 그건 얼마나 님다운 농담입니까! 여하튼 나는 얼떨떨해하며 잠시 멍하니 서 있다가 그제야 내 전대에서 작디작은 낟알 하나를 꺼내어 님에게 드렸습니다. 그것을 받아든 님은 내겐 아무것도 주시지 않고 그냥 떠나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그 날도 저물어 갈 즈음 바닥위로 내 자루를 털었을 때 그 초라한 누더기 속에서 작디작은 황금 한 낟알을 발견하게 될 줄이야! 그 때 나의 놀라움과 뉘우침이 얼마나 컸겠습니까?

나는 땅을 치면서 울었습니다.

님에게 나의 전부를 바칠 마음을 가졌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후회하면서 말입니다....

 

-기탄잘리中,타고르

 

그토록 간구하던 진리를 만났으나 온전히 갖지못하고, 누리지못하고 부스러기로 만족했던 나의 삶.

그리운 어머니

나의 삶과 생각/일기

며칠 전 세검정 길을 지나면서 보니 개천 변에 자그마한 복숭아나무가 꽃을 피웠어요
찬 바람 맞은 아이의 불그스레한 볼같은 복숭아꽃을 볼 때면
저는 저절로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갑니다.
향로봉 밑에 있는 고향뒷뜰과 마당에 환하게 피어있는 그 꽃천지 속으로요..  
너무나 행복하던  아이, 땅도 하늘도 사람들도 모든 생명이 다 행복하게 웃던 그 시절..

어머니와 함께 걷던 그 길가에
처음 꽃을 피우는 것 같은데 기특하게도  힘차게 툭툭 터트린 꽃망울..
몇 개의 꽃을 피웠던 어린 복숭아 나무,  그 꽃 옆에 걸음을 멈추었습니다.. 
오늘 저는 어머니와 함께 거기 서 있습니다

어머니, 어느덧 그 아이는 거기 함께 서 계시던 어머니보다 더 나이가 들었습니다.





 
                                                                   

어머니,
사랑하는 어머니.
그리운 어머니.

어머니의 생신을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오래 오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주름살이 많아도 흰머리가 많아도
저에게 어머니는 분홍빛 복숭아꽃입니다. 

결혼기념일

나의 삶과 생각/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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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지 13년이 되었습니다.
결혼기념일 당일인 3월 8일에는 뭐했나 기억이 안나는 것을 보니 별 일이 없었네요
그럴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상황이 좀 있었어요
오늘 햇볕이 좀 마음에 들기도 해서
갑자기 남편을 데리고 교외로 나갔습니다
아직은  찬바람이지만  시원하더군요
아무리 찬 바람도 부드러운 봄바람에게는 못당하고 물러나잖아요
부부로 살면서 많은 위기의 순간들이 있었지만  그 때마다 마음 독하게 먹지 않고 용서하고
손잡았던 것이 얼마나 잘한 일인지,, 새삼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우리의 삶의 자리는 누가보면 참 찬바람부는 겨울 같지만
우리 마음만은 봄바람으로 살고 싶어요.
그러자고 다짐하고 왔습니다
얼었던 대지를 녹이는 바람, 꽃을 피우는 바람, 생명을 깨우는 바람, 그 봄바람처럼
같이 잘 살아보자 했습니다

요즘 나를 위해, 또 주님을 위해 순종을 택한 남편
자발적 가난을 택한 나를 말없이 지지해주는 남편
앗~ 팔불출?

어쨋든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믿음의 역사

나의 삶과 생각/일기

얼마전 종영된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나는 여인이 왕이 되는 과정과 그 여인이 사람을 만나고 그들과 어떤 관계를 맺어 가는가를 보았다
이것은  한 개인의 삶의 역사였기도 했지만 그들의 역사, 그리고 우리의 역사가 되었다
드라마라는 것이 정통 역사를 재현하기에는 근본적 한계를 갖는 것이지만, 큰 그림으로 볼 때는 그렇다는 것이다.
나는  이 드라마에서 많은 인사이트를 갖게 되었다

 첫째로, 사람과 사람 사이에 가장 필요한 것은 믿음이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되었다.
선덕여왕은 끝까지 연인 비담을 믿었지만 비담은 사랑이라는 감정에 사로잡혀 믿음을 잃었다.
믿음은 감정보다는 더 깊은 말이다.
믿음은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가 아니라 십리를 뻗은 뿌리다
그 뿌리를 헛된 환상에 내리지 않고  현실을 직시하고 치열하게 살아내고 버티는 것이 믿음이다.

둘째는 한 사람의 삶의 역사는 무수한 사람들의 삶의 역사라는 것이다 
나의 이야기는 우리 어머니, 아버지,친구, 선생님,마당에서 꼬리 흔들던 진도개,거기에 있던 나무,꽃, 비, 폭풍....의 이야기였다
오늘 나의 이야기는 그렇게 너와 나의 이야기이고, 또한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
그것은 편안하고 행복하고 맛있고 멋있는 이야기가 아닐지라도 괜찮다
다만 함께 기다리고 버티고 참아내면서도 기뻐하고 기도하며 감사하는 믿음의 역사가 된다면 후회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 믿음의 이야기들은 우리의 피 속에 유전자로 남아 우리 아이들의 아이들에게로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다.
목이 곧은 백성이 아니라 믿음의 백성으로........

칠십 년이 차면

나의 삶과 생각/일기
4. 만군의 여호와 이스라엘의 하나님께서 예루살렘에서 바벨론으로 사로잡혀 가게 한 모든 포로에게 이와같이 말씀하시니라
5. 너희는 집을 짓고 거기에 살며 텃밭을 만들고 그 열매를 먹으라
6.  아내를 맞이하여 자녀를 낳으며 너희 아들이 아내를 맞이하며 너희 딸이 남편을 맞아 그들로 자녀를 낳게 하여 너희가 거기에서 번성   하고 줄어들지 아니하게 하라
7. 너희는 내가 사로잡혀 가게 한 성읍의 평안을 구하고 그를 위하여 여호와께 기도하라 이는 그 성읍이 평안함으로 너희도 평안할 것임이라
8. 만군의 여호와 이스라엘의 하나님께서 이같이 말하노라 너희 중에 있는 선지자들에게와 점쟁이에게 미혹되지 말며 너희가 꾼 꿈도 곧이 듣고 믿지 말라
9 .내가 그들을 보내지 아니하였어도 그들이 내 이름으로 거짓을 예언하려함이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10.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니라 바벨론에서 칠십 년이 차면 내가 너희를 돌보고 나의 선한 말을 너희에게 성취하여  너희를 이 곳으로  돌아오게 하리라
11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너희를 향한 나의 생각을 내가 아나니 평안이요 재앙이 아니니라 너희에게 미래와 희망을 주는 것이니라
- 예레미야29장 -



바벨론에 잡혀 온 신세라도 한탄하며 손 놓고 있지 말고  거기에서 자리잡기
아직 나의 70년

얼마 안남았다

'시간의 춤'-시사회를 다녀온 후 드는 생각

나의 삶과 생각/일기

인생 그 자체는 참 소중하고 아름답다
사람이 귀하다
 한 사람, 한 사람 다 보석같다
그래서 주님은 천하보다 귀한 생명이라고 하시며 사람을 그렇게 대했다

욕심내지 않고 솔직하게 사는 삶, 사랑하며 사는 삶
그런 삶이 향기롭다


사랑....

그것은 허물도, 부족함도 다 참을 수 있고, 견딜 수 있다고 말할 때 
그 때도 아니다
참는게 힘들고, 견디는게 힘들고, 기다리는 게 힘들다는 것을 느낄 때도 아직 아니다

진정한 사랑은....
비록 상대가  실제로 그렇더라도 내겐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그저
참아지는 것,

현재의 사실보다는 변함 없는 믿음으로 넉넉히 안아줄수 있는 힘이 생긴 것 
그것이 사랑.

나만을  사랑하다가
이제 너를 나처럼 사랑할 수 있게 되는 것
그래서 순결하고  고귀하다고  칭할 수 있는 것..

이런 저런 좋은 생각이 많이 드는 영화, 
쿠바와 남미 여행을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나는 더 맑고 깨끗하고 명랑해져야겠구나'하는  생각도 들었다


말 안해도 되기.

나의 삶과 생각/일기


불필요한 것을 말하지 않고

가능한 한 몇 마디로 필요한 것만 이야기하면

우리의 시간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시간도 건질 수 있으리라.

<1945. 6. 21. 간디의 일기에서>


예수님이 주고 간 쌀 국수

나의 삶과 생각/일기

교회 밥솥에 밥이 조금 밖에 없었습니다
박박 긁어서 담으니 반 공기 정도가 나옵니다

먹고나니 좀 모자랍니다.
먹을 때 먹어줘야 하는데 배 속에서는 더 들어오라고 합니다.

그런데 누가 문을 두드립니다.
수요일만 되면 찾아오는 손님이 있습니다.
지갑을 열어 천원을 드립니다.
그런데 까만 비닐에서 부시럭부시럭 ,, 뭘 꺼냅니다

                                              
 요놈입니다.

저에게 내밀며 "목사님 드세요"
"아닙니다. 드십시요"
"여기 또 있습니다"라 고 하면서 비닐 안을 보여주십니다.
라면이 두개 들어있습니다.
어디서 현금 대신 얻은 것 같은 데 저에게 그 중 좋은 것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잘 먹겠습니다"
.......
'세상에 나눌 줄 아는 걸인도 있구나'하고 감격하는데
다시  생각이 바뀝니다.
' 예수님이 다녀가셨구나'
뜨거운 물을 부었습니다. 딱딱하던 면발이 부드러워졌습니다.
고놈 참 맛있었습니다.


'아~ 배부르고 행복하다'

        

가을입니다.

나의 삶과 생각/일기
왕 씩씩하던 내가 갑자기 우울해지는 것을 보니
좀 그래도 되는 가을인가 봅니다

오늘은 기도하다가 많이 울었습니다

컴퓨터를 켜니 이승철의 음반이 새로 나왔다고 하네요. 타이틀은 '사랑이 너무 어렵다'라네요


" 목회가 너무 어렵다"입니다.
왜 이렇게 힘이드는지요,, 뭐 하는 것도 없이 힘이 듭니다.
그래서 좀 아버지 앞에서 펑펑 울었습니다.
그리고 투정좀 했습니다.
 
"아버지 절 안아주세요, 안아주세요"
"괜찮다, 잘하고 있다고 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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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을 여는 것
문을 여는 것
그것은 마음을 여는 것

09, 5월

나의 삶과 생각/일기
요즘.. 바쁘다.. 그리고 아프다..
눈치챈 사랑의 동지들이 홍삼을 너도 나도 줬다
잘 먹고 있다.
아무도 주지 말고 숨겨놓고 나 혼자 먹어야지
그래야 힘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