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난 우물

'나의 삶과 생각/일기'에 해당되는 글 17건

  1. 대학로에서
  2. 그냥..
  3.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사랑합시다
  4. 손님
  5. 비가 온다, 친구여
  6. 여기는 소청봉, 자장면 배달해주세요
  7. 요즘의 나

대학로에서

나의 삶과 생각/일기


오랫만에 대학로에서 연극 봤어요
기분이 좋았네요
연극도 보고 맛난 것도 먹고 적극적인 참여덕에  상품도 타고..^^
아~참 .. 제목은 매직룸.  뒤에 배경보이시죠?  감옥 안이랍니다.

그냥..

나의 삶과 생각/일기

남편은 나에게 느닷없이 선물을  줍니다. 그 선물은 대체로 영화표일 경우가 많습니다.
특별한  날도 아닌 것 같아서  왜요? 라고 물으면 이렇게 대답합니다.
그냥~
책을 읽거나 신문을 읽고 있는 나에게 와서 가만히 손을 잡습니다.  왜요? 라고 물으면 
그냥~
정오가 되면 어김없이 전화를 하고 왜 전화했냐고 물으면 그냥~

우울하고 힘든 날에도  아무말 없이 그냥 안아줍니다.
더 듣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데도 남편의 말은 단 한마디, 그냥~입니다.

..................

2008년이 이제 우리의 인생의 뒤로 지나갑니다.
한 해동안의 모든 만남과 헤어짐이 감사합니다.
우리의 삶을 주장해오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그냥,
그냥 감사합니다.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사랑합시다

나의 삶과 생각/일기


심장에 인공박동기를 달기 위해 수술날짜를 잡고 난후 한 컷

살면서 점점 닮아갑니다

수술은 성공적이라고 합니다.
이제 숨쉬기가 좀 나아질 것입니다.  평생 토록  숨가쁘게? 살아왔는데  앞으로는   밝은 웃음만 있길 바랍니다.



                                  
                      다른 사람보다 크고 늘어진 심장 그리고  인공 박동기가 들어간 모습-사이보그?
                                  괜찮아..^^

손님

나의 삶과 생각/일기
점심나절에
손님 한분이 오셨다

승복을 하고 있는데 여기저기 헤지고 때가 탔다
스님이시냐고 물으니 아니라고 한다
충북 단양 집으로 가야 하는데 차비가 없다고 하신다
애써 웃는 눈에는 가난과 실패가 묻어나고, 어깨는 무거워 보였다
들어오시라고 하고 따듯한 유자차를 내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차비를 주고 정중히 인사하였다

그냥 ..
그 사람을  걸인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멀리 단양근처에서 사는 오빠가 보고싶다



비가 온다, 친구여

나의 삶과 생각/일기



참 오랫만에 비가 내린다
가을 빛에 회색 필터를 입힌듯하다
창문으로 내려다보니 한 가족인 듯  나란히  지나간다
밖에서는  수퍼마켓에서 틀어놓은 라디오 노랫소리가 들린다.
오늘따라 유난히 크게 들린다. 비 탓에..
3일 째 집에 못들어 갔다.  아이들이 보고싶다.
아이들은 엄마가 얼마나 보고 싶을까

엄마랑 떨어져 살던 어릴 적이 생각난다
엄마가 오시는 날, 동구밖에 나가 하루 종일 기다리던 일..
막상 엄마를 만나면 멀리 숨어버리던 일..
그리고..
엄마가 돌아가던 길을 한없이 바라만 보던 일..


...............
비가 오니 잃어버렸던 기억이 떠오른다. 



여기는 소청봉, 자장면 배달해주세요

나의 삶과 생각/일기

여보세요?
아침일찍 대청봉을 오르겠다고 나선 조 목사님이었다.
거의 탈진한 목소리로 " 여보세요? 나 너무 허기지고 힘들어요.  여기 소청봉인데 자장면 한그릇 배달좀 시켜줘요"
"그러길래 제가 그랬잖아요,  대청봉은 하루 코스로는 무리라고요, 왜 제 말은 안듣고 궂이 가시더니 이런 일을  당하시는거예요?, 김밥을 넉넉히 사가시지 왜 그러셨어요?"
나는 한참이나 연배가 높으신 분한테 마구 호통을 쳤다
"말할 기운도 없어요 빨리 자장면 배달해줘요"
나는 정말 그 분이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같아서 어쩔줄을 몰랐다. 좀더 적극적으로 말리지 않은 내가 밉기까지 했다. 다 내 탓인것 같았다.
평소에 도봉산을 날라 다니셨다고는 하나 그 연세에 설악산 대청봉을 하루에 오른다는 것은 오기를 넘어 엽기 아닌가
나는 033114를 눌렀다
"저기.. 설악산 대청봉에서 가장 가까운 중국 음식점좀 알려주세요"
"네, 설악동 그린반점 033-636-2250 입니다"
순간 망설여졌다. '자장면  한그릇과 탕수육도 보낼까?'
일단 중국집에 전화를 했다
"저... 소청봉에 사람이 허기가 져서 다 죽어가는 데  자장면 배달을 해주시면 좋겠는데요?"
"네? 거기가 어디라고~ 너무 멀어서 안되요, 자장면 다 불어요, 그리고 못가요"
이걸 어쩌면 좋을까? 사람이 다 죽어간다는데..
나는 다시 그 목사님께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전화기가 꺼져 있었다
'어쩌면 좋아 배터리가 다 닳았나봐  이제 어두워지면 큰일인데 119에다 전화해야 하나?
헬기를 불러야하나?'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
얼마 후
"여보세요? "
"목사님 어떻게 된 건가요? 내려오고 계신가요?"
" 아니요 여기 중청봉이예요, 저기 대청봉이 보입니다. 할렐루야!! 이따 만나요~?"
 ...............
그날 조 목사님은 대청봉을 넘었다.
그리고 나는 무지 놀림을 받았다
그런 농담에 진짜 중국집에 전화하는 사람은 처음봤다고.. OTL
 


                                                                                  울산바위..

                                                                    바로 이 분..

                          휴게소에서..
 

요즘의 나

나의 삶과 생각/일기


     왜 이럴까 
      가을이 쓸쓸하다
      나는
            정체를 알 수 없는 풀꽃처럼
            저렇게 헝클어지고, 
             방향도 없이 아무렇게나 늘어져있다.

             훅 불면 날리고 꺽일것 같은 모양으로
           간신히 서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