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세요?
아침일찍 대청봉을 오르겠다고 나선 조 목사님이었다.
거의 탈진한 목소리로 " 여보세요? 나 너무 허기지고 힘들어요. 여기 소청봉인데 자장면 한그릇 배달좀 시켜줘요"
"그러길래 제가 그랬잖아요, 대청봉은 하루 코스로는 무리라고요, 왜 제 말은 안듣고 궂이 가시더니 이런 일을 당하시는거예요?, 김밥을 넉넉히 사가시지 왜 그러셨어요?"
나는 한참이나 연배가 높으신 분한테 마구 호통을 쳤다
"말할 기운도 없어요 빨리 자장면 배달해줘요"
나는 정말 그 분이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같아서 어쩔줄을 몰랐다. 좀더 적극적으로 말리지 않은 내가 밉기까지 했다. 다 내 탓인것 같았다.
평소에 도봉산을 날라 다니셨다고는 하나 그 연세에 설악산 대청봉을 하루에 오른다는 것은 오기를 넘어 엽기 아닌가
나는 033114를 눌렀다
"저기.. 설악산 대청봉에서 가장 가까운 중국 음식점좀 알려주세요"
"네, 설악동 그린반점 033-636-2250 입니다"
순간 망설여졌다. '자장면 한그릇과 탕수육도 보낼까?'
일단 중국집에 전화를 했다
"저... 소청봉에 사람이 허기가 져서 다 죽어가는 데 자장면 배달을 해주시면 좋겠는데요?"
"네? 거기가 어디라고~ 너무 멀어서 안되요, 자장면 다 불어요, 그리고 못가요"
이걸 어쩌면 좋을까? 사람이 다 죽어간다는데..
나는 다시 그 목사님께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전화기가 꺼져 있었다
'어쩌면 좋아 배터리가 다 닳았나봐 이제 어두워지면 큰일인데 119에다 전화해야 하나?
헬기를 불러야하나?'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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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후
"여보세요? "
"목사님 어떻게 된 건가요? 내려오고 계신가요?"
" 아니요 여기 중청봉이예요, 저기 대청봉이 보입니다. 할렐루야!! 이따 만나요~?"
...............
그날 조 목사님은 대청봉을 넘었다.
그리고 나는 무지 놀림을 받았다
그런 농담에 진짜 중국집에 전화하는 사람은 처음봤다고.. OTL
울산바위..
바로 이 분..
휴게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