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난 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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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나들이

그룹홈이야기

아이 둘이 내 옷자락을 붙잡고 있다.

손을 떼어내도 다시 붙잡는다.

넓직한 서점안에 이리저리 다니면서 보고 싶은 책, 갖고 싶은 장난감이나 문구를 사라고 해도

'싫어요, 안가요'하며 붙어있다.

 

'여기서 나는 책을 보며 가만히 서있을테니 , 진짜로 한 발자국도 안 움직이고 여기 있을테니

가서 골라와'라고 해도 우물쭈물한다.

일곱살인 동생은 형의 눈치를 보며 발을 떼고 나선다.

아홉살인 형은 동생이 떨어져 나가자 당황하면서도 다리가 바닥에 붙어있다.

 

우리집에 온 형제들모습이다.

형이 만4세, 동생이 만2세때 이들은 친모와 헤어졌다.

한참 엄마품이 따뜻하고 엄마냄새가 좋을 나이에 억지로 떨어졌으니 그 한과 불안함을 어림잡아 볼 수 있다.

측은하다.

 

두 아이는 보육원에서 4년 지내다가 우리집에 오게되었다.

우리집의 이름은 같이그룹홈이다.

 

동생의 이름을 부르며 "oo아 형이랑 같이 손 잡고 가"라고 하자 동생이 다시 와서 형의 손을 잡고 간다.

형이 불안한 얼굴로 나를 한번 돌아보더니 조심스레 따라 나선다. 

 

책을 읽는 척하며 아이들이 어디서 뭘 하는지 살펴보니 고작해야 나에게서 반경 50미터 정도만 떨어져 있었다.

고작 작은 팽이 하나를 골라서 얼른 돌아왔다.

그리고 계속 집에 가자고 졸랐다.

 

어린나이에 엄마와 헤어져 분리불안이 있다.  큰애가 더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