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난 우물

10.20. 북한산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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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 시작 시점에 있는 마을?  시인들은 없었다.
 
                   그대신 귀여운 풍산개, 풍산 강아지!

              무량의 자비심으로...

비가 온다, 친구여

나의 삶과 생각/일기



참 오랫만에 비가 내린다
가을 빛에 회색 필터를 입힌듯하다
창문으로 내려다보니 한 가족인 듯  나란히  지나간다
밖에서는  수퍼마켓에서 틀어놓은 라디오 노랫소리가 들린다.
오늘따라 유난히 크게 들린다. 비 탓에..
3일 째 집에 못들어 갔다.  아이들이 보고싶다.
아이들은 엄마가 얼마나 보고 싶을까

엄마랑 떨어져 살던 어릴 적이 생각난다
엄마가 오시는 날, 동구밖에 나가 하루 종일 기다리던 일..
막상 엄마를 만나면 멀리 숨어버리던 일..
그리고..
엄마가 돌아가던 길을 한없이 바라만 보던 일..


...............
비가 오니 잃어버렸던 기억이 떠오른다. 



여기는 소청봉, 자장면 배달해주세요

나의 삶과 생각/일기

여보세요?
아침일찍 대청봉을 오르겠다고 나선 조 목사님이었다.
거의 탈진한 목소리로 " 여보세요? 나 너무 허기지고 힘들어요.  여기 소청봉인데 자장면 한그릇 배달좀 시켜줘요"
"그러길래 제가 그랬잖아요,  대청봉은 하루 코스로는 무리라고요, 왜 제 말은 안듣고 궂이 가시더니 이런 일을  당하시는거예요?, 김밥을 넉넉히 사가시지 왜 그러셨어요?"
나는 한참이나 연배가 높으신 분한테 마구 호통을 쳤다
"말할 기운도 없어요 빨리 자장면 배달해줘요"
나는 정말 그 분이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같아서 어쩔줄을 몰랐다. 좀더 적극적으로 말리지 않은 내가 밉기까지 했다. 다 내 탓인것 같았다.
평소에 도봉산을 날라 다니셨다고는 하나 그 연세에 설악산 대청봉을 하루에 오른다는 것은 오기를 넘어 엽기 아닌가
나는 033114를 눌렀다
"저기.. 설악산 대청봉에서 가장 가까운 중국 음식점좀 알려주세요"
"네, 설악동 그린반점 033-636-2250 입니다"
순간 망설여졌다. '자장면  한그릇과 탕수육도 보낼까?'
일단 중국집에 전화를 했다
"저... 소청봉에 사람이 허기가 져서 다 죽어가는 데  자장면 배달을 해주시면 좋겠는데요?"
"네? 거기가 어디라고~ 너무 멀어서 안되요, 자장면 다 불어요, 그리고 못가요"
이걸 어쩌면 좋을까? 사람이 다 죽어간다는데..
나는 다시 그 목사님께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전화기가 꺼져 있었다
'어쩌면 좋아 배터리가 다 닳았나봐  이제 어두워지면 큰일인데 119에다 전화해야 하나?
헬기를 불러야하나?'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
얼마 후
"여보세요? "
"목사님 어떻게 된 건가요? 내려오고 계신가요?"
" 아니요 여기 중청봉이예요, 저기 대청봉이 보입니다. 할렐루야!! 이따 만나요~?"
 ...............
그날 조 목사님은 대청봉을 넘었다.
그리고 나는 무지 놀림을 받았다
그런 농담에 진짜 중국집에 전화하는 사람은 처음봤다고.. OTL
 


                                                                                  울산바위..

                                                                    바로 이 분..

                          휴게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