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에
때로는 시인스승의 날에
스승의 날 아침
초등학생 아들이 책가방을 메고
실내화 주머니를 들고
엄마 볼에 입맞추고
상큼상큼 뛰어서 학교에 간다
내 아이만 잘 부탁하는 것으로 알까봐
감사의 꽃 한송이도 들려보내지 않았다
모든 아이를 잘 부탁한다고 할
어떤 선물도 생각나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온 아들이
야 신난다~ 오늘은 엄마가 집에 있네
엄마! 작년 담임 선생님께 편지써서 갖다드렸어요
안에 천원 넣어서요
천원?
가짜 천원요, 내가 그린 거
오호~ 기특한 걸
그럼 지금 담임선생님은?
에이~ 엄마, 지금 선생님은 조금 더 지켜봐야죠
내년 스승의 날에 드릴 거예요
아들에게 한 수 배웠다.
아들의 작년 선생님, 지금 선생님이
난 정말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