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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살짜리 경험

그룹홈이야기

세 살 아기를 데리고 병원 오가는 길.

이제 제법 다 나아서 병원 가는 길이 소풍길이 되었다.

 

아이에게는 신기한 게 너무 많아

만 두 살 넘은 아이에게 거의 대부분의 것은 인생 처음 만나는 것.

 

뒷 자석에 앉아 흥분한 목소리로

"엄마 엄마 퐄레인 퐄레인, 엄마 엄마 렘콩 렘콩, 엄마 엄마 불도저 불도저, 엄마 엄마, 어머니~~"

 

운전하느라 앞만 보고 달리면 목소리가 더 커지고  더더 간절하면 "어머니~~"라고 부르면서 자기가 본 것에 대해

감탄을 하며 혹시나 엄마가 못봤을까봐 " 엄마~~ 죠기~~ 죠기~"

 

 

50대의 나에게 어느 날 어디서 뚝 떨어진 눈 반짝거리는 아이가

사물을 다시 찬찬히 들여다보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작은 날파리도 환호성으로 다시 바라보는 법을 배우며

한동안 이 아이와 같이 걷는 새로운 인생길이

내 삶의 아름다운 무늬 중 하나로 남는 것에 감사하며

 

오늘도 세 살짜리의 가을날을 같이 보내고 있다.